2021 코파아메리카 결승전,
브라질 vs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난 후,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스텝들은 너 나 할 거 없이 서로 부둥켜안고 승리를 만끽한다. 반면, 브라질의 선수들과 스텝들은 눈물을 쏟거나 잔디밭에 엎드려 좌절하고 있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브라질의 에이스 선수 네이마르 또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장면이 전환되면서 네이마르가 누군가에게 향한다.
메시에게 가고 있다.
네이마르는 패배의 슬픔을 잠시 느끼고 이내 라이벌이자 절친인 메시를 축하해 주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해 주는 멋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준다.
아래는 당시 영상의 캐스터, 해설위원의 해설 전문이다.
네이마르가 누군가에게 가는 것 같습니다.
네 이 선수입니다. 리오넬 메시입니다.
네이마르와 메시의 포옹 장면은
어쩌면 오늘 경기 디마리아의 골,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보다
더 많은 화제가 될지도 모르는 장면입니다.
패자를 위로해주고
승자를 축하해 주는 것
그것이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선수들, 그리고 모든 스텝들이 보여줘야 할
덕목 중 하나입니다.
출처 : @spotv_originals 유튜브 채널
“최고의 용기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네이마르는 패배를 슬퍼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승자를 축하해 주는 최고의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메시는 이에 화답하여 기쁨을 만끽하는 것을 멈추고 네이마르의 패배를 위로해 주었다.
축구강국 브라질 대 아르헨티나의 결승전과 아르헨티나의 대회 우승이라는 화제성 짙은 결과 사이에서, 개인적으로 두 선수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이 가장 인상 깊었다.
과연, 나는 내게 패배를 안겨준 사람에게 축하를 건넬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거 같다. 작은 굴욕감, 창피함을 느끼게 한 상대한테조차 분노를 하고, 저주를 퍼붓기도 바쁠 텐데 그토록 간절한 승리를 빼앗아간 상대에게 축하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때론 이해하기 어려운 스포츠만의 특수성이 작용된 걸까? 과연 평범한 일상 속에서 네이마르의 용기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을까?
UFC 김동현 선수는 UFC 선수로서 '평소 훈련할 때 경기 하나만 보지 않는다'라고 한다. 다소,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반대되는 의미인 거 같아 의아하기도 하다. 그 이유로 시합 하나만을 보고 평소에 훈련을 하면, 경기에 패배했을 때 우울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은 시합보다 평소 훈련하는 것이 즐겁고, 훈련의 결과가 1년에 2~3번 있는 시합으로 증명될 뿐, 시합에서 지더라도 자신의 훈련량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한다.
우리는 때로 내가 한 노력만큼 결과가 당연히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 분노하고, 우울해한다. 네이마르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패배에 슬픔을 느끼는 와중에 어떻게 축하를 해줄 수 있었을까. 김동현은 1년에 2~3번밖에 없는 하나하나 소중한 기회에서 졌을 때에도 우울해하지 않고, 어떻게 그다음 날에도 평상시처럼 똑같이 훈련할 수 있었을까. 두 선수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는 노력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느냐의 차이다.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노력 그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비교적 쉽게 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용기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말은
"결과가 아닌 노력에 의미를 두면 최고의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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