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사유

목표지향적인 것이 무조건 좋은 걸까? : 델라 푸엔테의 이야기

코그니티오 2024. 7. 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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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이스타 TV' 갈무리

 

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인 '이스타 TV'에서 2024년 유로 우승 국가인 스페인 축구 대표팀 감독인 델라 푸엔테의 이야기를 했다. 해당 영상은 델라 푸엔테의 경력을 참고하여 최근 큰 화제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한 것이 주요 골자다. 좋은 내용이 여러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목표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은 막연히 목표 지향적으로 사는 것은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목표지향적인 삶이 무조건 좋은 것일까? 해당 영상의 델라 푸엔테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델라 푸엔테는 15년 동안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한 후, 감독 커리어를 6부 리그에서 시작하게 된다. 이후 3부 리그 감독을 3~4년 동안 맡다가 스페인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5년 동안 역임했다. 그 후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하며 21세 이하 유로 준우승, 올림픽 은메달을 성취한 후 A대표팀 감독에 오르게 된다.

 

델라 푸엔테 감독이 A대표팀 감독이 되고 나서 처음 기자회견을 할 때, 그는 1부 리그 클럽 감독 경험이 없다는 기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델라 푸엔테는 이렇게 대답했다. "프로 축구선수 15년, 하부리그 감독,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 감독의 경력을 개인의 관점에 따라 부족한 경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페인의 미래와 현재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 있는 바로 나다." 그는 자신의 경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매일 최선을 다 해왔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한 패널은, 델라 푸엔테 감독이 '스페인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지향한 것이 아니라 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로 국가대표 감독에 올랐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델라 푸엔테가 오직 높은 목표만  추구했다면 6부 리그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고, 해당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자신감을 갖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축구 감독 아리고 사키가 있다. 그는 프로 축구 선수로 데뷔했지만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20대 중반에 이른 은퇴를 하게 된다. 그 후 감독 커리어를 3부 리그 파르마 C팀에서 시작했다. 파르마 C팀을 2부 리그로 승격시킨 뒤 명문 클럽인 AC밀란의 감독이 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아리고 사키 또한 델라 푸엔테가 받은 질문과 비슷하게 클럽 감독 경력이 AC밀란 감독을 맡을 정도로 대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그리고, 사키 또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사키는 '사키 볼'이라는 새로운 축구 철학을 만들어 냈고, 아리고 사키 이전의 축구와 이후의 축구는 완전히 다를 정도로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되었다.

 

패널들은 델라 푸엔테와 아리고 사키에 대해 목표지향적이기 보다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들이 거창한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 직장에서 승진이나 특정 성과를 목표로 할 때, 목표에만 집중하면 일상의 작은 성취나 기쁨을 놓치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목표 지향적인 삶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에 매몰되면 현재의 소중한 순간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특정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업을 하는 학생들은 높은 스트레스 수준과 불행을 경험하며,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극심한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종종 목표와 과정이 도치되기도 한다. 이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경우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동 선수들이 금메달을 위해 금지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불행을 경험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델라 푸엔테와 아리고 사키의 사례처럼 목표 지향적인 것보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목표에 매몰되면 현재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스트레스와 불행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