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해
가장 어려운 질문 "What I want?, What I have?"
요즘 내게 던져진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What I want?, What I heve? 즉, 난 무얼 하고 싶은가?, 난 무얼 갖고 있는가?"다.
8여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끝낸 후 현재 1년 하고도 7개월이 흐른 시간이다. 그 기간 동안 난 아직도 저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변명하자면, 1년 7개월 중 1년 동안은 새로운 일이라고 했지만 결국 회사생활을 했기 때문에 저 질문은 뒷전으로 내버려 둔 기간이라 사실상 7개월 동안이다.(맞다. 합리화다.)
하지만, 저 질문 말고 나에게 던져진(던진) 질문에 답을 내린 것도 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어떤 삶을 가장 살기 싫은가?)"
"돈 걱정하지 않는 삶, 남에게 부탁하지 않는 삶이요"
구체적으로는 내가 하는 모든 선택에 돈으로 인해 제한되는 상황이 없는 삶이다. 예컨대, 부모님이 아플 때 돈 걱정 하지 않고,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최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거다.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끔 하는 거고, 리스크가 매우 낮은 돌보미를 고용하는 거다. 괜히 돈 걱정하면서 병원을 옮기고, 병상을 옮기고, 치료비 때문에 치료도 못받는 상황이 나에게 닥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에게 부탁하지 않는 삶도 돈 걱정하지 않는 삶과 맥락이 비슷하다. 선택에 돈에 의한 제한이 없다면 결코 남에게 부탁할 일이 없다. 거래를 하면 되기 때문. 부탁을 하는 상황에서는 관계에 계급이 생긴다. 부탁 받는 사람은 거의 절대자의 위치고, 부탁하는 사람은 신께 기도하는 위치다. 나아가, 부탁하는 사람은 할 수 있는 선택이 1가지로 제한된다. 절대자에게 부탁하는 것. 반면, 부탁받는 사람은 선택에도 자유롭다. 거절하든지, 수락하든지, 조건을 걸고 수락하든지. 그리고, 수락을 전제로 조건을 걸때는 부탁하는 사람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다.
난 그런 상황이 너무 싫다. 부탁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고, 지배자가 되고 싶지도 않다.
또, 다른 결론에 가까운 태도를 결정한 것도 있다. 투자에 관해서 정한 태도다.
1. 매도하지 않으면 손해가 실현된 게 아니다. (평가손익은 실현된 게 아니다.)
2.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한 현상이기 때문에 기다리면 오른다.(단, 그 기간 동안 기업이 성장을 기반으로 한 생존을 해야 한다.)
3. 2번을 알고, 몇 십년 뒤에도 성장하고 있고, 생존해 있을 기업을 산다.
4. 3번을 위해서 미시적인 공부를 굳이 할 필요 없이 거시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5. 4번도 신경쓰기 싫으면 S&P500 ETF를 산다.
6. (가장 중요) 평가 손해가 클수록 심리적으로 버티기 힘들다. 따라서, 잃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한다.
- 평가 손해를 인식조차 못하게 매수 후에는 차트를 보지 않아도 좋다.
7. 잃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하려면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어쩔 수 없이 한 종목에 담을 수 없기 때문)
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의 말과 내가 실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투자 격언으로 "주식 사고 나서 산 걸 까먹으세요.", "투자의 제 1원칙, 돈을 잃지 않는 것. 제 2원칙 1을 기억하는 것.",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 "잃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하세요".. 등
내 맘대로 해석하면 이렇다.
주식 사고 나서 산 걸 까먹어라는 말은 사람의 심리를 고려한 말이다. 주식 차트를 계속 들여다 보면 평가 손해가 발생했을 때, 더욱이 주변 사람들이 전부 잃고 있을 때 심리적으로 버티기 매우 어렵다. 심리적으로 조금이라도 살려야지 하는 마음에 손해를 실현시키게 된다.
돈을 잃지 않는 것 또한 평가 손익과 실현 손익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잃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하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전 재산을 털어서 투자했다면 평가 손해를 심리적으로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못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것도 한 주식에서 평가 손해가 났을 때, 다른 주식이 손익을 보완해준다면 이를 버티게 해줄 수 있는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하지만, 모든 포트폴리오에서 손해가 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잃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과 세트로 묶어야 한다.)
요컨대, 평가 손해를 심리적, 현실적으로 버틸 수 있어야 하고, 절대로 평가 손해를 실현시키면 안 된다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또다른 결론도 있다.
자기 이해를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 중에 하나고, 어려운 일인만큼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30여년 가까운 기간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잘하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진지하고 심도 있게 고민해본적 없으면서 30분의 1도 안 되는 시간으로 그 답을 찾으려는 것은 비합리적인 생각이다. 즉, 조급해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다른 질문에도 답을 찾으면서 나를 이해하는 시간을 꾸준히 한다면 찾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What I want? 에 대한 대답을 깊숙한 곳에서 답하고 싶어서 아직 대답을 못하는 것 같다. 수면 위로 드러난 Want에 대해선 답할 수 있다.
o 나는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단, 혼자 마시는 거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시는 걸 좋아한다.
- 아무 사람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핵심이다. 재미없거나 배울 점이 없는 사람들과는 먹고 싶지 않고, 그 순간은 즐겁지 않다.
o 나는 글쓰는 걸 좋아한다. 글쓰는 시간 동안에는 몰입이 되는 것 같다. 몇 시간 동안 화장실도 안 가고 글을 쓴 적도 있다.
- 다만, 글의 주제는 상관 없는 것 같다. 내 이야기, 내 생각을 글로 적는 것도 좋고, 자료 조사를 통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재미있는 거 같다.
o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당연한 말 같겠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사람만 만난다.
-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봤다. 아무 이유 없거나 같이 있으면 재밌으면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 실제로, 만나자고 연락 오는 경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대부분 만나지 않는다. 또, 나는 내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올 때는 거의 만나러 가고, 불가피한 경우 다른 날짜를 잡으면서 거절한다.
o 나는 본질, 철학에 대해 사유하는 걸 좋아한다. 대화를 나눌 때 본질적인 이야기가 주제가 되면 정말 즐겁다. 그래서 항상 생각도 본질적으로, 인간의 본능 가까이서 생각해보는 편이다.
- 그래서, 심리학에도 흥미가 가는 것 같다. 다만, 심리학을 이론적으로 공부하고 습득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원 주제로 넘어와서, 미완의 결론은 What I want? What I have? 에 대한 대답은 아직 못하겠지만, 그 대답을 시간을 갖고 천천히 찾고 있는 과정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수면 위로 드러난 Want 부터 본질적으로 생각해보면서 내 대답을 찾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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